‘외로움이야말로 가장 끔찍한 빈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홀로사는 어르신들은 같이 이야기를 할 사람이 없다보니, 항상 사람을 그리워하십니다.
그런 홀로사는 어르신에게 겨울은 더욱 힘든 시기입니다.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외로움에 한겨울 추위까지 더해져 마음 저 밑바닥에 남아있던 작은 기운마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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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홀로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연탄과 생필품을 전달하는 자원활동을 했던 이효리 씨가 그 마음을 알았나봅니다.
어르신을 위한 활동은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지난 18일(일요일), 전에 자원활동을 했던 이효리 씨와 팬들이 함께 다시 모였습니다.

이번에는 동작구 상도동, 지난번 이효리 씨의 기부금으로 겨울 난방비 지원을 받게되는 어르신 몇 분을 방문해 연탄배달과 함께 겨울 찬바람을 막을 수 있도록 방풍비닐 설치를 해드리기로 했습니다.
자원 활동은 4조로 나누어 한 조는 연탄배달과 방풍비닐 설치를, 다른 세 조는 방풍비닐 설치만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효리 씨는 당연히 가장 힘든 연탄배달과 방풍비닐 설치를 같이하는 조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자원활동은 활동 뿐 아니라, 실내에서 방풍 작업을 하면서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드리는 것이 큰 목표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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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배달을 해드리는 어르신 댁에 도착을 하니, 어르신은 집이 아닌 컨테이너에서 생활을 하고 계셨습니다.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빈 공터의 한 쪽 귀퉁이에 놓인 두 평 남짓한 컨테이너에서 어르신이 나오시더니, 추운 날 남의 집 귀한 딸을 부려먹는다고 오히려 안타까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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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든 10병이 넘는 유자차

연탄 배달을 하는 도중에 짬이 생기자 이효리 씨가 매니저가 가져온 차에서 유자차 한 병을 꺼내 가져옵니다. 오늘 자원 활동을 할 때 어르신 드리려고 며칠 전부터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만든 유자차가 모두 10병이 넘었습니다.
이효리 씨가 지신을 위해 직접 만들었다는 유자차를 받으신 할머니는 기쁨과 감동이 뒤섞인 복잡한 표정을 지으면서 어쩔 줄을 모르십니다.  

잠시 연탄이 추가로 오는 것을 기다리는 동안 이효리 씨와 어르신은 이효리 씨가 만들어 온 유자차를 타서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어르신은 자신이 컨테이너에서 살게 된 사연이며, 자식을 일찍 떠나보내게 된 사연 등 당신이 살아오신 이야기를 쏟아내 듯 말씀하십니다.
참 기구하게 살아오신 어르신 인생 이야기는 그냥 들어드리는 것 이외에는 더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함께 앉아 이야기를 듣는 이효리 씨는 또 눈물을 글썽입니다.
한참을 이야기하신 어르신은 그동안의 힘들었던 일이 한꺼번에 떠오르시는지 조금은 격해지시다가, 다시 한편으론 조금 후련해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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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연탄이 도착을 하고 또 나르기를 시작합니다. 그러는 사이 유자차를 타던 어르신에게 남은 물이 별로 없는 것을 눈여겨 본 이효리 씨가 어느새 또 물을 사와 용돈과 함께 어르신께 전해드립니다.
진정 어르신을 생각하고 무언가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전해집니다.

이효리 씨가 전달한 연탄, 방풍 비닐, 유자차, 물, 용돈 등은 어르신이 경제적 빈곤을 이겨내고 좀 더 따뜻한 겨울을 보내시는 데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무엇도 어르신과 함께 앉아 이야기를 들어주고, 말벗이 되어 함께한 시간만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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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이효리 씨는 다른 조가 활동하고 있는 어르신 댁을 일일이 다 방문하여 유자차와 용돈을 전달해드리고, 잠시 말벗을 하고, 함께 사진을 찍고, 손자들을 위해 싸인을 해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날 활동 대상은 아니었지만, 우연히 마주친 폐지와 고물을 주워 정리를 하던 이웃 어르신께도 유자차와 용돈을 전달해드리기도 했습니다. 이 어르신은 나중에 활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거리에서 또한번 마주쳤습니다. 페지와 고물을 담은 짐수레를 끌고 가시던 어르신은 가던 길을 멈추고 미소를 띄며 한참을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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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은 아마 올해도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 내내, 변변히 이야기 할 사람도 없이 홀로 계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조금은 덜 춥게 보내실 겁니다. 이효리 씨가 지원해주신 연탄과, 팬들이 함께 설치해준 방풍막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효리 씨가 직접 만들어 가져다 준 유자차가 있으니까요.
이효리 씨의 따뜻한 진심이 담긴 유자차를 보실 때마다 같이 앉아서 이야기를 듣고, 같이 눈시울을 적셔주던 그녀와 함께 한 시간을 기억하실 겁니다.

‘거창한 일들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다만 큰사랑과 더불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작은 일들이 있을 뿐입니다.’라고 마더 테레사는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이효리 씨의 마음이 담긴 작은 유자차 한 병이 어느 거창한 도움보다 한겨울 찬바람을 견딜 수 있는 큰 행복을 담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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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대화하는 꿈 모금배분국한태윤 간사
나무와 대화할 수 있는 그 순간을 꿈꾸는 잠꾸러기. ‘영원이란 지나가는 순간순간’이란 말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살고싶은 게으름뱅이. 바라보기, 공감하기, 행동하기의 나눔 3박자의 실천을 돕고 싶은 아름다운재단 기업 사회공헌 도우미.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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